1.5세대의 낙서

호주 은행 홈페이지에 있는 한글 전용 페이지

CKChoi 2007. 6. 11. 13:12

결혼하고 우리 부부는 공동 명의로 된 통장을 National Australia Bank(약자로 NAB)에서 새로 만들게 되었다.

당시 여러 은행들을 알아봤지만, NAB 통장의 수수료가 제일 적어서 거기로 선택했었다. ^^

참고로 호주 은행들은 수수료가 비싼 편인다.

전반적으로 매월 통장 관리비 차원으로 내는 월 수수료도 최소 $5 (약 4000원 정도), 거기다가 타 은행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빼면 내야 하는 수수료 등 호주 은행들은 고객들로부터 받는 여러 수수료로 이윤을 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고지서도 지불하고 여러 개인적인 은행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서 은행 창구에 갈 일은 거의 없다.

며칠전에도 internet banking을 위해 NAB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NAB 은행 홈페이지: http://www.nab.com.au

 

 

우측 하단에 보니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한국어" 부분이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중국어, 베트남어로 된 링크도 좌우 옆에 있었지만, 한가운데에 "한국어"로 또렷히 적혀 있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 우리 은행에 한국 고객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 놓은 웹 링크가 있었네?" 하는 반갑고 NAB에 대한 기특한(?) 생각이 들어서 한번 들어가봤다.

그러자 짠~ 하고 뜨는 한글 소갯말!

 

NAB는 1858년도에 설립된 호주 굴지의 은행인데, 그 은행 홈페이지에서 따로 한국인 고객들을 위한 링크가 있었다는 사실에 괜히 뿌틋한 마음이 들었다.

한글로 제작된 16 페이지 PDF 문서도 따로 다운 받을 수 있었고, 한인 교민들이 호주에서 가져볼 만한 여러가지 은행 업무 관련 문의 사항에 대해 따로 친절하게 한글로 설명을 해준 여러 링크들을 보며 이제 호주 사회에서 커가는 한인 교민들의 위상을 나름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예 한국인 직원 연락처도 따로 열거한 것을 보니 이제 호주의 주류 금융계에도 진출하는 교민 1.5세대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

 

혹 다른 호주 은행 홈페이지는 어떠한가 하는 마음에 다른 호주 은행 사이트들도 가봤는데, 현재로서는 NAB 은행만이 유일하게 한국어로 된 개별적인 링크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여러 은행들 중 NAB 홈페이지에서만 찾을 수 있는 한국어 사이트를 보며 우리 부부의 통장을 NAB에서 개설한 것을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찌 되었든 NAB에서 여러 이민자들 중에서도 한국인을 특정 타겟 마켓으로 보고 이렇게 웹사이트를 개편한 것은 무척 긍정적인 일이라 사료 되어진다.

유태인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 뿔뿔히 흩어졌으면서도 그들이 정착한 각자의 나라에서 힘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계기는, 바로 그들이 각자 속한 그 나라의 금융계를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아직 한인 교민들의 위상은 호주 내에서 미약한 편이지만, NAB 사이트에서 발견된 "한국어" 사이트를 보면서 "우리도 이제 시작이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생각일까? ^^

앞으로는 NAB 뿐만 아니라 호주의 모든 은행들이 한국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보고, 한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차별화된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